TOUR<침략한 적의 본토를 공격한 스키피오 장군,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공격>
로마제국의 최북단 국경지역인 스코틀랜드와 런던을 답사한 후 이탈리아로 이동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로마에서 출발해서 남부지방(나폴리-폼페이-쏘렌토-포치타노)을 둘러 본 후 다시 로마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의 중요한 목적중 하나는 사실상의 지중해 패권을 결정한 자마(북아프리카, 튀니지) 전투(BC 202)에서의 승자인 스키피오의 발자취를 찾아보는 것이다.
필자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장군 중에 한명을 꼽는다면 단연 로마의 스키피오 장군이다. 왜냐하면 침략한 적(카르타고)을 침략당한 자신의 영토(이탈리아 반도)에서 상대하지 않고 전장지역을 확장하여 오히려 침략한 적의 영토(카르타고)를 공격한 스키피오 장군의 전략적 결정의 위대함 때문이다.
BC 216, 한니발 장군은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본토로 침략하여 세계 전사에 빛나는 칸나이에서 승리를 거두며 로마를 압박했다. 이에 로마의 원로원은 사령관 스키피오 장군에게 이탈리아반도에 위협을 가하는 한니발 군을 방어하길 원했다.
그러나 스키피오 장군은 원로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카르타고의 근거지인 에스파냐와 북아프리카를 직접 공격한다.
이러한 스키피오의 전략은 적의 본토를 황폐화시키고 한니발 원정군의 병참(Logistics)을 마비시킨다. 이에 한니발은 자신의 나라를 구하기 위해 북아프리카로 돌아오지만 자마 전역(BC 202, 튀니지)에서 결정적으로 패하게 된다.
이 전투의 결과로 사실상 한니발은 역사에서 사라지고 로마가 세계의 패권 국가로서의 기틀을 마련한다.
영국의 몽고메리 장군은 그의 책 “History of War(전쟁의 역사)”에서 전장의 장소를 적의 본토로 선택한 스키피오 장군의 전략적 위대함을 칭송한다. 영국의 리델하트 경 역시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에서 자마 전역에서의 스키피오는 한니발보다 위대했다고 기록한다.
“로마인 이야기”(시오노나나미)에서도 이 자마 전역을 잘 묘사하고 있으며 전기 영화인 “패튼 대전차 군단”에서는 북아프리카 전역에서의George S. Patton Jr 장군이(George C. Scott) Omar Bradley 장군 (Karl Malden)과 튀니지(자마) 지역을 시찰하면서 자기 자신을 자마 전투에 참전한 전사로 투영하는 유명한 환생 장면(reincarnation scene)이 나온다.
얼마 전 우크라이나가 전장을 러시아 본토로 확장했다. 침략한 적의 본토로 전장을 확장한 이 전략적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침략한 러시아 지역으로 공격은 적(러시아)의 병참선 차단,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전선에서의 병력 분산을 적(러시아)에게 강요할 수 있으며 특히 러시아군과 러시아 국민들에게 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 지역으로 전장을 확장한 우크라이나 역시 병력분산과 병참의 문제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역시 중동전쟁을 통해 주변의 아랍 국가의 공격을 자신의 영토에서 수세적으로만 방어 하지 않고 오히려 적 지역으로 전장을 신속하게 확장하여 그들의 약점인 전략적 종심을 확보했다.
침략한 적에 대해 수동적으로 방어하기보다 전장을 오히려 적국으로 확장하여 승리를 거둔 스키피오의 전략은 수많은 외침을 받았지만 적 지역으로 전장을 자발적으로 확대한 사례(특히 삼국통일 이후)를 찾아 보기 힘든 한반도의 상황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패튼대전차 군단의 reincarnation scene : https://youtu.be/l7ER08F9r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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