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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천년 로마 제국을 지탱한 힘 : 로마 군인들의 복지와 자부심>
-로마 제국의 최북단 국경 지역(현 스코틀랜드) 답사기-
이번 스코틀랜드 여행은 로마 제국의 최북단 경계의 오른쪽 끝인 에든버러에서 시작하여 안토니우스 방벽을 둘러보고 왼쪽 끝인 글래스고를 거쳐 북쪽 하이랜드(HighLand)를 다녀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여행과 마찬가지로 렌터카 여행을 선택했다. 내가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로마 제국의 시작을 기원전 27년 아우구스투스의 황제 즉위로 본다면, 서로마제국은 500여 년간, 동로마제국은 1453년 오스만 제국에 의해 콘스탄티노폴리스가 함락될 때까지 지속되었다.
부침이 있었지만 어떻게 이 제국은 1000년 이상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역사를 통해 많은 학자가 로마의 발전된 정치적 시스템, 문화적 관용성 등을 중요한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해 군사적 측면, 특히 이곳을 지키던 군인들의 개인적 측면에서 더욱 깊이 그 이유를 확인하고 싶었다.
안토니우스 방벽과 하이랜드는 척박한 자연환경과 북쪽 지방의 호전적인 픽트족의 위협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이곳을 지키는 군인들은 경계심과 긴장감, 육체적 피로와 추위, 고향에 대한 그리움 등 다양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복합적인 감정들은 그들의 일상과 임무 수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로마 제국의 최북단을 지키며 자신의 역할을 다하려 노력했을 것이다.
답사한 안토니우스 방벽은 로마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북쪽의 최전방 지역이다. AD 142년쯤에 건설된 안토니우스 방벽 지역은 해안을 제외하고 늪과 호수, 산악으로 이루어져 있다.
2000년이 거의 지난 현재에도 이 지역(High Land)의 도로망은 무척 열악했다. 호수와 해변과 절벽을 끼고 도는 도로망은 차 한 대도 겨우 지날 정도다.
그리고, 7월의 한여름이었지만 기온은 15도를 밑돌고 잦은 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가 지속되었다.
하지만, 최전방 주둔지에서의 로마 군인들의 생활은 험악한 자연환경, 호전적인 북방 픽트족의 위협, 고향에 대한 향수 등으로 인해 힘들기는 했지만 2000년 전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복지를 누린 것으로 확인된다.
안토니우스 방벽의 로마군 요새에서 발견된 로마 군인들의 병영과 목욕탕 (Bath) 관련 유적들은 오늘날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사진에 나와 있는 대리석 기둥과 장식들은 최전방 지역의 목욕탕과 병영시설에서 발견된 것 들이다)
멋있는 대리석 기둥들, 전방까지 물을 공급해주는 관개시설과 물과 욕장을 따듯하게 대 울 수 있는 보온시설 등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훈련과 경계, 전쟁에 지친 군인들은 이곳에서 피로를 풀고 고향 이야기로 향수를 달랬으며 전술 이야기 등으로 전우애를 다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외에도 군인들은 다양한 문화 활동, 사냥과 낚시 등의 취미 생활을 즐긴 것으로 유적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그곳에 서 있었던 군인들은 로마의 문명을 현지의 비 문명인들에 전파한다는 자부심으로 가득 찼을 것이다. 당시의 로마 군인들이 사용하던 무기들 뿐 아니라 사용했던 식기들, 전방 요새에 장식된 조각상과 건축물들은 당시 현지인들에게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미군이 자유를 전 세계에 전파한다는 자부심이 있다면 로마와 로마 군인들은 문명을 전 세계로 전파한다는 자부심이 있었을 것이다.
로마의 지배에 대항해 현지 사람들이 흘린 피를 간과해서는 안 되겠지만 실제로 로마의 지배를 받은 여러 나라는 그 문명을 받아들였고 혜택을 누렸다.
인류 역사를 통해 그리고 전 세계의 모든 군인에게 호전적인 적들, 척박한 자연환경, 고향에 대한 그리움, 훈련과 전쟁 준비를 위한 육체적 / 정신적 피로 등은 본질적인 것이며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것이다.
그러나 로마의 군인들은 그 당시 로마 제국이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를 누렸고 문명을 전파한다는 자부심으로 넘쳤다. 그 힘으로 로마 제국의 최북단을 지켰고 이러한 군인들로 인해 로마 제국은 지탱될 수 있었다.
최전방지역을 포함해 비교적 오랜 기간 군 생활을 했으며 현재 한국군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점에 일정부분 책임이 있는 필자로서, 한국 정부가 군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복지를 제공하고 있는지, 호전적인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에서 평화를 지키는 가장 숭고하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군인들에게 심어주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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