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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안토니오 그람시의 《옥중수고: 정치편》과 한국 사회의 문화전쟁

관리자
2026-05-21
조회수 307


안토니오 그람시의 《옥중수고: 정치편》과 한국 사회의 문화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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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을 운영하면서 오히려 책을 덜 읽게 된 아이러니를 반성하며, 올해부터 매달 두 권씩 책을 읽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처음 읽는 책도 있고 다시 읽는 책도 있다. 100% 지키진 못했지만, 목표를 세우니 꾸준히 읽게 된다. 최근 읽은 책 중 한 권은 안토니오 그람시의 《옥중수고: 정치편》이다.



이 책이 가장 재미있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 한국 사회의 이념적 / 문화적 갈등과 연결해보면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많아 소개해 보고 싶다.



그람시는 이탈리아 공산당 창립 멤버이자 서구 마르크스주의 사상가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다. 그가 옥중에서 쓴 글들 속 핵심 개념은 바로 ‘진지전’(War of Position). 러시아에서는 급진적이고 무장된 ‘기동전’(러시아 혁명)이 가능했지만, 서유럽의 서구 사회는 시민사회와 문화진영의 헤게모니가 너무 견고해 단기적인 전복이 어렵다는 것. 그래서 그는 권력(헤게모니)을 잡기 위해선 교육, 언론, 문화 등을 통한 이념의 침투와 축적, 즉 ‘진지를 장악하는’ 전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이 ‘진지전’ 개념은 오히려 보수 진영에서 진보를 비판할 때 자주 등장한다. 진보 세력이 문화·미디어·학계를 장악하며 사회를 ‘좌편향’ 시킨다는 식이다. 하지만 정작 보수 진영은 이에 어떻게 맞설 것인지, 즉 자신들의 ‘진지전’은 무엇인지에 대한 전략이나 어떤 실천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현재 한국 사회도 정치적으로는 보수와 진보가 엎치락뒤치락하지만, 문화적으로는 오히려 진보가 ‘상식’을 선점하고 있다. 그람시의 통찰은 단지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전술서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마주한 문화 헤게모니의 전장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지금의 문화전쟁은 더 이상 단순한 이념 논쟁이 아니다. ‘누가 일상과 상식을 장악할 것인가’의 싸움이며 이 싸움의 승패가 거의 모든 영역을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이 싸움은 책방처럼 조용한 공간에서도, 유튜브 댓글창에서도, 아이들의 교과서 안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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